나는 스트레스를 얼마나 받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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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혼자 거주하는 환경을 만들지 말라. 외로움이 스트레스가 될 수 있고, 혼자 살면 스트레스 수준이 증가하는 것을 방지해 주는 사회적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줄어들어 위험하다.

스트레스란 무엇인가?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외래어가 스트레스(stress)라고 하는데, 100년 전에는 영어권 국가에서도 거의 사용되지 않던 용어다. 이 단어의 어원은 ‘팽팽하다(stringere)’라는 뜻의 라틴어로 원래는 ‘누르는 물리적 힘’을 지칭할 때만 사용했었다.

이런 물리학 용어를 정신적 중압감과 관련하여 처음 사용한 사람은 캐나다인 셀리에(Selye)였다. 그는 내분비계를 연구하는 의사로 외부의 요구에 적응하기 위한 신체적 반응을 스트레스라고 불렀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우리는 그런 반응을 일으키는 외부의 요인들을 스트레스라고 표현한다.

스트레스가 어떤 질병을 유발하는가?

스트레스에 대한 신체적 반응은 생존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일찍이 미국의 생리학자 캐논(Canon)은 스트레스를 싸우거나 도망해야 하는 생존의 반응으로 설명하였다. 따라서 그런 반응이 단기적으로는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만, 외부의 요구가 지속되어 그런 반응이 장기화되면 불안이나 우울로 인한 정신 건강의 문제가 야기될 뿐 아니라 신체 건강도 위협받는다.

스트레스에 가장 취약한 신체 장기는 심장이다. 동양에서 오장육부 중에 피를 돌게 하는 기관에 마음(心)이라는 명칭을 붙인 것은 이 기관이 마음의 상태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스트레스는 특히 심장의 혈관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혈액 속에 콜레스테롤과 혈당을 증가시키고 혈액의 점성도 진하게 만들어 협심증, 동맥경화, 심근경색과 같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에 노출시킨다. 같은 이유에서 스트레스는 뇌졸중이나 당뇨병의 가능성도 증가시킨다.

또한 스트레스는 면역 체계를 약화시키거나 교란시킨다. 스트레스를 받는 그 상황에서는 단기적으로 면역력이 증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스트레스 호르몬의 영향을 받아 면역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스트레스가 지속되면 각종 감염 질환이나 암과 같은 종양에 걸릴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하면 면역 체계가 교란되어 류머티스성 관절염, 천식, 다발성경화증 등과 같은 자가 면역 질환에 취약해진다.

스트레스가 위험 수준에 있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렇다면 자신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지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먼저 생리적 지표, 즉 소변이나 혈액 속의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측정하거나 근육의 긴장 수준을 측정하여 확인할 수 있다. 설문지나 면접을 통해 일상생활에 골칫거리가 얼마나 많은지 혹은 적응해야 하는 생활상의 변화가 얼마나 되는지를 조사하는 방법도 있다. 이런 방법들은 의료인이나 전문가의 도움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여기서는 쉽게 할 수 있는 자가 진단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자신의 스트레스 수준이 심각한지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확인하여 알 수 있다. 첫째, 긴장에 의한 두통이나 어깨의 뻐근함을 경험하는가? 둘째, 지속적으로 피로감을 느끼는가? 셋째, 짜증이 날 때가 많은가? 넷째, 당황스러울 때가 많은가? 다섯째, 잠을 이루기 힘들 때가 많은가? 여섯째, 자주 우울한 기분이 드는가? 일곱째, 어떤 일을 하면서 “내가 왜 이 일을 하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가? 이런 질문 중에 한두 가지가 그렇다고 생각되어도 스트레스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고, 서너 가지 이상을 경험하고 있다면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이라 질병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럼 어떻게 스트레스가 위험한 수준에 이르게 되는것을 예방할 수 있을까?

적정 수준의 스트레스는 삶을 활기차게 하고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위험한 수준이 되지 않도록 하기만 하면 된다. 필자가 하는 스트레스 관리 교육에서는 이완, 긍정적 사고, 용서, 봉사, 대인 관계 관리, 시간 관리 등과 같은 스트레스 대처법을 강조하지만, 여기서는 스트레스가 심각한 수준이 되지 않게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삶의 방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건전한 식사나 운동, 충분한 수면으로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을 높인다. 또한 정기적인 휴식과 적절한 취미 생활도 스트레스에 완충 작용을 한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이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 있도록 외부 환경을 조정하는 것이다. 다음과 같이 인생에서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는 여지를 제거하거나 스트레스 유발 가능성이 큰 환경을 피하는 방식으로 스트레스 수준을 관리할 수 있다.

오랫동안 혼자 거주하는 환경을 만들지 말라. 외로움이 스트레스가 될 수 있고, 혼자 살면 스트레스 수준이 증가하는 것을 방지해 주는 사회적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줄어들어 위험하다.
오랫동안 혼자 거주하는 환경을 만들지 말라. 외로움이 스트레스가 될 수 있고, 혼자 살면 스트레스 수준이 증가하는 것을 방지해 주는 사회적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줄어들어 위험하다.

첫째, 스트레스를 경험하지 않으려면 목표를 너무 높게 잡지 말라. 인생의 목표를 너무 높게 설정하면 삶 속에서 성취감이나 행복감을 경험할 가능성이 작아지고, 좌절감과 허탈감을 자주 느낄 수밖에 없다. 성취하기 어려운 목표를 설정하면 당혹감을 경험하여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진다.

둘째, 자신에게 매우 중요한 것이 다른 사람에 의해 결정되는 상황을 많이 만들지 말라. 실제로 권한은 별로 없고 책임은 자신이 져야 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스트레스 수준이 높다. 살다 보면 타인의 결정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지만, 그런 상황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셋째, 주도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을 잃지 말라. 다른 사람들에게 군림하거나 의사 결정을 주도하라는 뜻은 아니다. 자신이 계획한 삶을 살라는 의미이다. 자신이 처한 환경이 절대로 주도적일 수 없게 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명령에 따라 생활하는 군대에서도 주도적인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역으로 아무런 환경적속박은 없어도 어떤 것에 중독되면 자기 주도성을 완전히 잃기 때문에 많은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

넷째, 위험의 우려가 있는 도박과 같은 인생이 되지않게 하라. 예를 들어, 큰 손실의 가능성이 있는 채권이나 주식에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하는 것이 바로 그런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 환경이 되면 매일 긴장하며 살 수 밖에 없고, 최악의 경우 파산하게 되면 자신은 물론 가족에게도 엄청난 스트레스가 된다.

다섯째, 오랫동안 혼자 거주하는 환경을 만들지 말라. 외로움이 스트레스가 될 수 있고, 혼자 살면 스트레스 수준이 증가하는 것을 방지해 주는 사회적 지지를 받을 가능성이 줄어들어 위험하다.

끝으로, 스트레스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고 느껴지면 생활의 변화를 최대한 줄이라. 스트레스를 적응의 차원으로 해석하는 학자들이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많이받는 상황에서는 최대한 환경의 변화를 적게 하여 안정감을 되찾아야 한다.

“마음과 육체 간에 존재하는 관계는 매우 밀접하다.
하나가 병에 걸리면 다른 하나가 동정하게 된다.
마음의 상태는 많은 사람이 깨닫고 있는 것보다
건강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친다.”

(건강 생활의 지혜 1권, 241)

서경현
심리학박사, 삼육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교수, 웰빙건강심리연구소장,
한국건강심리학회장, 아시아건강심리학회 사무총장,
저서 <심리학자가 경험한 재미있는 골프심리> 외 다수